애플 넷북이 안 나오는 이유 NET

소문은 무성하지만 소식은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애플 넷북이지요.

애플과 넷북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굉장히 어색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떠들어대기 시작하니 어느새 애플에서 넷북이나 혹은 그 비스므리한 것을 출시한다는 가능성이 이젠 기정사실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작년 연말 세계는 엄청난 경기 침체 속에서 크리스마스 특수도 사라진 암울한 연말을 보냈습니다만 그 와중에서도 아이팟과 맥북의 선전은 눈부셨습니다. 세간엔 '팔리는 노트북은 맥북 아니면 넷북'이라는 말까지 돌았을 정도였지요.

그럼 여기서 우리는 궁금해 지는 점이 있습니다. 왜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맥북에 이어서 넷북까지 만들어 모바일 시장을 평정해 버리지 않는가? 라고 말이지요.

이 쯤에서 한번 현재 애플의 OS정책을 보도록 합시다.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en/c/c0/Leopard_Desktop.png


최신형 맥OS는 10.5 Leopard입니다. 2007년 10월 26일에 발매되어 근 2년간 애플의 매킨토시 제품 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최신 버전의 OS입니다. 그리고 금년 가을에 이 자리를 차기 버전인 Snow Leoprad에 넘겨줄 예정이지요.

애플의 부활이 아이맥과 OSX로 시작되었다면 인텔맥의 새로운 전성기는 맥북과 OSX 10.5 Leopard가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Leopard는 누가 뭐래도 대성공한 OS입니다. 다만 맥북이 처음 나오던 시절엔 아직 넷북 붐이 불기 전이었지요. 이게 뭐가 문제냐고요? 바로 윈도우 비스타와 똑같은 문제가 레퍼드에도 있다는 것이지요.

http://farm4.static.flickr.com/3475/3788536833_556df2ff3a_o.jpg


(일반 시장에서도 물론 실패했지만) 넷북 시장에서의 비스타의 처참한 실패의 이유는 바로 너무 무겁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저히 정상적인 작동이 힘들 정도로 느렸지요. 그래서 넷북에는 XP를 쓰는 것이 일종의 상식처럼 되어버렸지요. 그럼 Leopard는?


Leopard도 상대적으로 굉장히 느려진 운영체제입니다. Leopard 판매의 주안점은 '300가지 신기능'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손 꼽히는 기능이라면 역시

  • Space : 가상 데스크톱
  • 3D Dock
  • Stack : 폴더 개체에 대한 Dock의 동적인 이펙트
  • Time Machine : 쉽고 아름다운 UI의 강력한 백업 기능
  • Core Animation : 동적인 프로그램을 훨씬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프로그래밍 라이브러리
  • Cover Flow : iTunes에서 호평을 받았던 커버 전환 UI가 Finder에도 적용
  • 그 외에 전반적인 UI의 대폭적인 개선

...등을 꼽을 수가 있습니다.


즉, 윈도우 비스타와 마찬가지로 최적화보다는 기능 추가가 주안점이 된 OS였습니다. 덕분에 전 버전인 10.4 Tiger에 비해서 꽤나 무거운 OS가 되어버렸지요. 부팅시간을 예로 들자면 Tiger로 19초라는 전율의 속도로 부팅되던 맥북은 Leopard를 구동하는데 거의 1분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도 이것저것 무거워진 감이 있지만 위에서 말한 저런 기능들과 UI를 위해서라면 어느정도는 감수할만한 패널티라고 생각할만 한 수준이지요. 무엇보다 비스타와는 달리 하위 호환 문제도 거의 없었고 말이지요. 아직도 윈도우즈 어플리케이션이 XP용으로 만들어지는 데에 반해서 맥은 이미 대부분의 어플리케이션이 10.5로 이주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Leopard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단, 넷북이 나오기 전 까지로만 한정해서.(....)

이러한 Leopard를 아슬아슬하게 제대로 스무스하게 돌려낼만한 한계의 기종이 바로 맥북 에어와 맥 미니입니다. 사양이 이 아래로 내려가버리면 정말 장담 못 하는거죠. 실제로 해킨토시 설치 넷북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을 정도이기도 하고요.

MS의 경우엔 이러한 문제를 XP 판매 연장을 통해서 임기응변 할 수 있었습니다만 애플은 그러한 선택을 할 수가 없습니다. 회사 홍보와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니만치 말이지요. 넷북에 Tiger를 설치하면 분명이 잘 돌아갈 겁니다. XP 넷북 따위랑은 비교도 안 되는 퍼포먼스를 낼 테지요. 맥의 안정성과 하드웨어 최적화의 전설은 대체로 재규어~타이거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이제는 슬슬 과거의 OS가 되어가지만 Leopard와의 호환에 있어서도 별 문제가 없는 Tiger가 귀환한다면 성능면에선 분명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근데 그래버리면 Leopard를 만능인 무적의 OS로 홍보하는 애플의 홍보 정책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겁니다. 비스타와의 비교우위로 홍보하는 것이 속도인데 저사양으로 가버리면 결국 그 잘난 속도도 별거 없더라.. 라는 식으로 스스로 인정해버리게 되면 애플이 MS와 같은 위치로 내려가버리는 꼴이니까요.

아마 그래서 못 나오는 것일테지요.

Snow Leopard의 개발상황을 보아도 이러한 경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Snow Leopard의 스크린샷은 올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Leopard랑 똑같거든요. UI가 변한게 하나도 없습니다. 추가된 신기능의 이야기도 들리지 않지요. 재규어에서 쿼츠 익스트림을, 팬서에서 익스포제를, 타이거에서 스팟라이트를, 그리고 레퍼드에서 수 없이 많은 신가능을 소개하였습니다만 Snow Leopard에서는 단 한 건의 신기능 소식도 들리지 않습니다. 이는 간소하고 효율적으로 바뀐 작업표시줄을 제외하고는 소소한 부분의 성능 개선만 있었던 윈도우7의 제작 방향과도 일치하는 것이지요.

제대로 쉬어가면서 코드를 재정비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말입니다. 이 말인즉슨 새로 추가된 것이 없으니 최소사양과 권장사양은 올라가지 않고, 코드를 최적화했으니 오히려 더 낮은 사양에서도 OSX를 돌릴 수 있게 하겠다는 말입니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넷북에 해당하는 애플 제품이 Snow Leopard 정식 발표 즈음해서 튀어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겠지요.


http://farm3.static.flickr.com/2446/3788609077_6b2afc5a59_o.png

이렇게 생긴 물건이 나온다는 소리가 있습니다만 저는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데스크톱 OS인 Leopard는 물론이거니와 Snow Leopard도 풀터치에 적합한 인터페이스가 아닙니다. 저 화면도 보세요. 키보드가 화면을 다 차지하고 있네요. 저기서 iWork랑 Safari 돌리라고요? 에이 농담도 잘 하셔라...

그래서 대안으로 iPhone OS가 설치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글쎄요.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들이 저렇게 큰 화면에 어울리기나 하던가요? 제대로 돌아가기나 할지 그게 의문입니다. 아이폰이랑은 개념이 전혀 다른 제품이 아이폰OS를 달고 툭 튀어나와봤자 앱스토어에 혼선만 가중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지요. 당장 지금도 1.0, 2.0, 3.0 어플이 서로 호환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말입니다. 말도 안 되지요.

그래서 제3의 OS를 만든다느니 그걸 위해서 저 풀터치 제품용 독자 CPU가 만들어지고 있다느니 합니다만 글쎄요. 그거야말로 상상하기 힘든 일이겠지요. 아이폰이랑 맥이 점유율이 얼마나 된다고 그 사이의 어중간한 제품을 독자 플랫폼으로 따로 런칭시키겠습니까. 애플판 윈도우CE라고 해야 되나요 저건. 아무튼 실제로 나온다고 한다면 저것도 꽤나 골치아플 것 같습니다.

Leave Comments